팔머 입학식 날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4-07-21

 

Palmer 입학식 날.

 

드디어 오늘이다. 입학 자격요건이 앞으로 더욱 까다롭게 된다는 소식 때문이었는지, 이번 278 class 입학생은 유난히 많았다. 입학식은 대학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된다. 학부모님들과 가족들로 만원이다. 입학식 단상에는 검은 사각모에 매달려있는 금실 사슬과 자신의 전공분야를 뜻하는 각 색깔의 만도, 금줄로 박은 검은색의 로브를 입고 있는 대학 교수님들이 마치 저승사자처럼 앉아 입학생들을 내려다보고 계셨다. 이민 생활에 바쁜 우리 가족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이번 입학생 중 동양인은 나와 일본인 딱 두 사람이었다. 일본에서 온 유학생, 엔도 미츠까와. 우린 마치 서로를 찾았던 것처럼 같은 줄에 섰다.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동경에서 가까운 카와사키에서 왔다고 한다. 난 일본말을 하나도 못하는 상황이었지 만, 영어에 익숙지 못한 이 친구는 나한테 껌처럼 붙었다. 동양인이라는 동질감? 아니 내가 영어를 좀 하니까 그랬을 것이다. " 엔도 미츠까와는 아주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지금은 일본 카와사끼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으며 두 개의 카이로프랙틱 의원을 개원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씩 통화한다. 일본인들과 카이로프랙틱은 오랜 역사를 함께했다. 카이로프랙틱 창시자, Daniel Palmer 그리고 BJ Palmer 시대부터, 이미 일본인들은 카이로프랙틱을 전공하기 위해 유학을 시작했으며 많은 카이로프랙틱 역사적 사건에 함께했다고 한다.

 

팔머 대학생활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카이로프랙틱 전문대학원 코스는 모든 교육과정이 대학에 의해 계획되고 우린 따라야 만 한다. 난 먼저 강의실을 둘러보았다. 카이로프랙틱 철학, Dr. 스트랭은 인기과목이라는 말을 들었다. 중추 신경해부학, Dr. 슈메델 강의는 죽음이란다. 낙제 율이 40%가 넘는다고 한다 !!! 한 과목이라도 낙제를 하게 되면 졸업이 늦어진다. 마치 독일 장교같이 날카로운 인상을 주며 파이프를 항상 물고 있는 슈메델 교수님에 대한 충고를 들어가면서 학과 교실들을 둘러보았다. 척추박물관을 관람했다. 미국 전체를 통해 이렇게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척추의 기형적 모습을 전시한 생체 박물관도 없다고 한다. 방부제에 담겨있는 수많은 태아들과 인체 장기들을 보았다. 마치 후랑켄스타인의 연구실 같다. 화학실험실, 상급 학생들의 해부학 실습과정도 창 넘어 보았다. 냄새가 역겹다.

 

다시 교정 잔디밭으로 나왔다. 6월의 미국 중서부 지방 날씨는 한국 여름과 같다. 무덥다. 담쟁이덩굴로 덥힌 건물........ 무겁고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현대적인 켈리포니아 대학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캠퍼스 그늘진 잔디밭에 앉아서 상급생들이 지나가는 모습들을 바라보았다. 학생들조차도 켈리포니아 학생들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머리가 길고 수염을 기른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치렁치렁한 옷차림도 좀 다르다. 마치 인도 명상가들 같다.

 

눈에 띄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하나같이 생수병을 옆에 끼고 다닌다. 가만 보니 프랑스에서 수입하는 에비앙, 생수병이다오마이갓! 휘발유보다 비싸다는 수입 생수를....... 팔머 학생들은 옆에 끼고 다니면서 마시고 다녔다. 그 시절 미국에서도 생수는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인데. 대부분 그냥 수돗물을 마셨다. 간단한 정수 장치를 수도관에 끼어 마시는 정도였다. 그런데..... 수입 생수, 에비앙을? 어찌 가난한 대학원생들이 !!!!!!

카이로프랙터는 건강을 위해서 좋은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한다. 수돗물에는 충치를 예방하기 위한 플로라이드 뿐 아니라,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채식주의자 학생들은 왜 그리 많은지, 대학 카페테리아는 일반식과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대가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골라먹으면 되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음식 조리 과정부터 다른지, 처음부터 분리되어 있었다.

 

길 건너 Student Union을 방문했다. 대학 학생처에서 운영하는 캠퍼스 내 술집이며 모든 직원들은 학생들이다. 입학식 때문이었는지 벌써 팔머 학생들과 친구 그리고 가족들로 만원이다. 저녁시간엔 학생들이 연주하는 생음악도 한다. 나에게 이 곳은 잊을 수 없는 기억들로 채워져 있다. 언젠가 팔머 캠퍼스 방문할 때 꼭 돌아봐야 할 곳이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던 내 모습 회상해 보고 싶어서........ 나 때문에 싸움이 났다는 그 두 여인도 생각해 보면서.

한주영  2014-07-21
클라이막스에서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시다니 정말 흥미진진한데요!!! 다음 글은 언제!!!!?????
안성현  2014-07-21
글을 읽는 도중교수님의 팔머대학의 분위기를 상상해보면 왠지 영화 해리포터 극중 호그와트에 입학하여 교정을 구경하는 해리마냥 매치가 되어지네요.^^
이중현  2014-07-24
교수님이 팔머대학 방문 하실때 저도 꼭 같이 가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팔머 대학을 그리워 하듯 교수님과 처음 만났던 역심동 연구실을 잊지 못할거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