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부학 강의....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3-03-25

 

 

 

General Anatomy I, 해부학을 맡고 있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보단 모든 것을 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과목이다. 특히 중추신경해부학, CNS는 너무 어려웠다. 클래스 학생의 60프로가 낙제를 했을 때 난 겨우 낙제를 면했다는 안도감에, 그날 해부학 과목을 패스한 학생들만 모아서 술파티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내가 그 과목을 맡고 있다니. 이걸 두고 격세지감이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매주 수요일 나는 이 해부학 클래스가 기다려진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다.

 

해부학 클래스의 제 1장은 세포학이다. 내 전공분야인 척추 기능 해부학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첫 번째 해부학 시간인 세포학이 기다려진다. 세포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분열하여 생식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생명이다. 세포 안에는, 인체 내에 여러 장기가 있듯이 세포소체들이 있다. 피부에 해당하는 세포막이 있고, 뇌의 역할을 하는 핵이 있고 또 그 안에는 핵소체가 들어 있다. 심장의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있고, 특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리보섬과 원형질내세망이 있고 이를 농축시키고 이동시키는 골기체가 있다.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막아 주는 라이소섬이 있다. 또한 딸세포를 만들어내기 위해 세포핵의 DNARNA는 염색질을 이분화 하여 중심체를 중심으로 양끝으로 분리시킨다. 그리고 세포의 허리가 분리되어 새로운 세포가 한 시간 내에 완성된다. 이 과정을 통해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세포가 태어나는 것이다. 이미 골치 아프죠?

 

지금까지는 체세포의 유사분열 과정이다. 유사분열에는 특수 세포가 분열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있다. 감수분열이다. 생식세포에서 만 일어나는 기적이다. 여기에서는 세포분열 과정 중 46개의 염색체가 23개로 나누어진다. 22개의 염색체와 성을 가르는 XY가 들어있어 23개가 된다. 남성 성세포인 정자와 여성 성세포 난자는 각 23개의 염색체로, 서로 만나 46개의 완전한 인간의 염색체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딸과 아들은 XY가 어떻게 Cross over 되는가에 달렸다. 답은 아무도 모른다. 골치 더 아프죠?

 

교수님, Subluxation 이나 전해주시죠? 우리야 하는 게 그거 아닙니까? 갑작스럽게 왠, 일반 해부학으로..... 해부학 학점으로 수치스러웠던 학창시절의 과거를 들추어내시려 해요? 라고 한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 줘. 그래도 대학에서 하는 해부학인데, 중간고사 시험문제에 나오는 답만을 가르치는 강의가 돼서는 안 되 자 나 !!!!! 난 새내기들에게 해부학 세계의 경이로움을 전해줄 맘으로 침을 튀기는데, 한 학생이 정신이 확 깨는 질문이 왔기 때문이야. 난 유튜브에서 내려받은 세포분열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하는데,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한다. “ 교수님, 세포분열이 어느 순간에 어떻게 시작되요? 그 세포들이 모여 조직을 이룬다는데 그 조직이 어떻게 만들어져 기능을 시작해요, 그 조직들이 모여 장기를 이룬다는데 그 장기들이 어떻게 서로의 기능들을 조합해 조화를 이루는가요? ”

 

그 순간 나는 교제를 접고 “ Chiropractic ” 강의로 급회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카이로프랙틱 의학의 중심 개념인 “ Innate, Universal intelligent”에 몰입했다. 우리가 속해있는 이 우주는 138억 년 전에 탄생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45억 년 전에 탄생했다. 영겁의 시간들이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그것도 너무도 우연하게도, 45억 년 전에 태어난 지구의 지리학적 혼란기에 단순 유기물질의 합성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유기물질에 생명의 입김이 불어넣어진 것이다. 어떻게? 누구도 모른다. 그 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열을 시작한 것이다. 영겁의 시간을 통해, 그 놈들은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생명의 지혜를 통해 환경에 적응하며 주어진 생명이 이어질 수 있도록 몸부림 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현상을 진화, evolution 이라고 한다.

 

생명은 탄생하고 성장하고 건강을 유지하고 번식하고 죽어가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이 전체 과정은 생명의 지혜, 우주의 지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카이로프랙틱 학문에서는 이것을 Innate 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생명의 지혜가 방해받지 않고 생리적 Homeostasis,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 Subluxation”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 날 3시간 해부학 강의는 이렇게 끝이 났다.

 

chiropractically yours,

이중현  2013-03-25
대학 시절 엄청 지루했던 해부학 시간이 생각나네요 교수님께 배웠다면 좀 재밌었을거 같은데요 ㅎㅎ
한주영  2013-03-26
해부학을 가장한 천문우주학 강의인가요? 저는 항상 세포분열할때마다 헷갈려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작 즐겨보던 CSI 에서 생명에 대한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접했던 기억이 나요.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얘기하셨던 셀룰러 메모리 같은것도 설명할 수 없는 인체의 신비로움 같은게 아닐까요?
안성현  2013-03-26
교수님의 해부학 시간의 저에게 카이로프랙틱의 과학성을 언급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때가 그립네요^^
김봉채  2013-03-28
해부학 너무 생소하고 지루했던거같습니다. 말씀처럼 외워야하는 부분이 많았기에 ㅋㅋ
신현호  2013-03-28
교수님 해부학 시간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이 나네요 ㅎㅎ 교수님 수업은 거의 오전이였는데ㅋㅋ
최인수  2013-03-30
교수님께 배우는 학생들은 행복합니다.ㅎㅎ "대학에서 하는 해부학인데, 중간고사 시험문제에 나오는 답만을 가르치는 강의가 돼서는 안 되 자 나 !!!!! " " Innate 라고 하는, 이 생명의 지혜가 방해받지 않고 생리적 Homeostasis,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 Subluxation”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라는 말씀은 정말 교수님다우신 말씀이라 생각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종건  2013-04-02
눈에 보이지 않는 학문... 그러나 과학적이라고 말하는 그 학문에서.. 다들 난해함을 얻는것 같아요.. 질문한 학생이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