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바지 부르스 ....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2-11-20

 

완연한 겨울 아침이다. 지난 주 학술회에서 뜨거운 인상을 남겼던 주지신 원장의 함께하는 치과병원가는 날입니다. 새벽 6시다. 을씨년스러운 겨울비까지 내린다. 레인코트 깃까지 올려 입었지만 발목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허벅지까지 느껴진다. 갑자기 속바지가 아쉽다. “그래도 11월 달은 넘겨야지했지만, 계속 아쉽다.

 

어느 겨울 날, 김천대학 동료 교수들이 속바지 입은 나를 보고 놀린 적이 있다. “ 교수님, 이젠 한물 가셨네요!” 그러면서 자신들의 바지를 걷어 부치고 속살을 보였다. 또 한마디 추가한다. “ 저는요, 이제까지 속바지 입어 본 적이 없습니다. ”

 

나도 한때는 그랬다! ..... 수쿠버 다이빙에 미쳐, 한 겨울에도 매주 마다 겨울바다를 찾은 때가 있었다. 물론, 고무 재질로 만든 1/4 인치짜리 잠수복을 입지만, 그래도 켈리포니아 해류는 한류다. 매우 춥다. 그러나 잠수를 끝내고, 내 몸속에 아드레날린 홀몬이 활발하게 막 돌아갈 땐, 난 완전 누드로 찬 바닷물 속을 띄어들곤 했다. 그야 말로, 오리발 끼고 긴 창을 들은 남성 인어였다. 그런 날 보며, 연배가 되시는 분들이 닥터 리! 당신 젊음이 부럽다나도 이런 말을 들었다!!!!!!

 

그렇지만, 이 사실을 알자! 우리 인체 내, 깊은 곳은 절대 온도를 요구한다, 또 절대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우리의 뇌, 심장, 폐의 Core temperature! 이 절대온도에 변화가 오면, 우리 몸은 긴급사항을 선언하고, 이 절대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체내 에너지 소비내용을 변화시키는 현상이 발생한다. 다시 말해, 다른 곳에서 사용되어야 할 에너지를 절대온도 유지를 위해 사용한다는 의미다. 결국, 에너지 예산편성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조직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입술이 터진다. 감기 바이러스에 취약해진다. 심폐조직에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뇌의 생물학적 건강 판단력이 둔해진다. ..... 그래서 겨울철에 발병율과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젊은 학회회원님들.... 젊은 나이만 자랑마세요. 난 아직 감기 걸리지 않았습니다. 입술도 안 터졌고요. 속 바 지 입 으 세 요 !!!!! 건강과 국가 에너지 정책을 위해서 !!!!

한주영  2012-11-20
영화 은교가 생각나네요. "너희들의 젊음이 노력해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나의 늙음도 내가 잘못해서 받은 벌이 아니다"라고.... 괜히 패션신경쓰느니 겨울엔 따뜻한게 최고더라구요.ㅋ 저는 한참전부터 입고 있습니다. ㅋㅋ
이중현  2012-11-20
빨간 글씨로 쓰여진 속바지입으세요란 말씀이 아주 눈에 선명히 들어오네요ㅎㅎ 저도 여태까지 입어 본적은 없지만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한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이주강  2012-11-22
한선생, 위로가 되네 !!! 놀려도 입어야지?
나강호  2012-11-26
올겨울엔 내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