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이 끼었군!” 속리산 점쟁이 할머니 말처럼, 오늘은 광양이다.
새벽부터 가을비가 내린다. 새벽 공기가 차다. 바바리 레인코트를 꺼내 입었다. 코트 깃을 올리고 우산을 들고 동서울 버스터미널로 나갔다. 졸다 보니 새벽 버스는 이미 서울을 벗어나 충청도 길로 접어들었다. 새벽 어두움은 사라지고, 가을비에 젖은 울창한 산림들이 가을 패션을 벌리는 듯 눈에 들어온다.
벚꽃을 피웠던 벗나무는 붉은 옷을 입었고, 은행나무는 노란 옷을 입었다. 마을 앞 느티나무도 노란갈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금강을 지나 붉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울창한 밤나무는 진한 갈색 옷을 입었다.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색의 벼는 목이 숙여져 있다. 추수를 마친 논바닥엔 마초 덩어리들이 널려져 있다. 잘 다음어진 고속도로변 잔디는 완연한 황금색이다. 광양시에 들어가면서 광양과 여수를 이어주는 이순신다리가 가을비에 젖어 멋진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광양제철의 금호도 길, 양 옆은 가을비에 떨어진 잎으로 이미 깊은 가을로 들어섰다.
김천 찍고, 광양 찍고 다니는 역마살에 피로감이 없을 리 없지만, 이 멋진 가을비속의 풍경이 날 위로한다. 마치 National Geographic 채널을 보는 듯하다. 이젠 완연한 가을이다.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가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회원 여러분, 가을은 남자의 계절입니다...... enjoy the fall of 2012, as it will never come back again.
chiropractically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