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조 부탁합니다 "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2-10-15

 

 

어제, 일요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대강당에서 특강이 있었다. 대한의사협회, 21차 대한척추통증학회의 초청으로 다녀왔다. 연자로 초청받은 강사는 모두 국내 의과대학의 임상교수님이다. 나만 KCI, 대한카이로프랙틱학회 회장으로서 초정을 받았다. 내 강의는 오후에 배정되었지만 아침 예배를 마치고 일찍 서울대학으로 향했다. 마침 우리 KCI11월 학술회를 앞두고 있어, 그들이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날 연제 중 많은 부분들이 척추통증 관리에서 injection procedure에 대한 합병증이 집중되어있어 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내가 다녔던 휘문고등학교에서 가까운 곳, 동숭동에 있다. 고등학교 시절, 시체실을 불법 방문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어 밤늦은 시간에 숨을 죽이며 몰래 들어갔던 기억도 있던 곳이다. 이젠 의료선진국 어느 병원들과도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새로운 대형병원의 모습이다. 이미 강의실 홀엔 통증에 관련된 의료기 사업단들과 의학전문서적 판매원들이 진을 치고 공짜 커피와 온갖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성거리던 몇 의사들이 날 알아본다. 커피 한잔을 들고 진행되고 있는 강의실로 조용히 들어갔다. 강사목거리를 본 안내자가 앞쪽 좋은 자리로 안내했다. 열띤 강의가 진행 중이었다. 내용은 척추수술 후, 신경섬유유착으로 인한 통증 치료를 위해 injection ( 스테로이드와 노바케인 칵테일 약이다. )을 실행한 후, 심각한 중추신경 장애로 거의 불구상태가 된 환자의 사례였다. 그 다음 케이스도 유사한 사례다. 발표가 끝난 후 좌장은 참석자에게 질문이 있는지 물어본다. 분위기가 숙연했다. 임상경험이 많은 듯 보이는 한 로칼 통증전문의가 일어나 질문보단 약물의 양 조절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한다. 그리고 좌장은 injection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coffee time을 선언했다.

 

15분 후, 다시 강연이 시작되었다. 아산병원의 재활과 교수의 발표다. Back Pain 예방과 치료과정에서 Core Muscle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용히 발표를 마쳤다. 드디어 내 차례다. 좌장은 조선의과대학의 교수다. 매우 흥미로운 듯이 진한 전라도 사투리로 내 경력을 소개했다. 모든 발표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20분이다. 내가 준비한 슬라이드는 20여장이 되는떼..... 그런데 준비한 2번째 슬라이드에서 20분을 다 썼다. 위에 올린 사진 때문이다.

 

1996 아니면 7년에 촬영된 사진이다. 사진 속 인물은 오른쪽이 나다. .... 나도 오랜만에 보는 사진이었다. 그 때만 해도 정말 젊어 보인다. 중간에 있는 백인은 내가 임상교수로 있었던 Los Angeles Chiropractic 대학의 총장 DR. Reed Phillips이시고 왼쪽에 계신 분이 그 당시 서울의과대학교 마취학과 과장이며 통증학회 회장이신 김광우 교수님이시다. 김 교수님께서 나에게 대학과 미팅 그리고 세미나를 주선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물론 미팅은 성공적으로 약속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난 서울에서 개최될 서울의과대학교 마취통증학과 vs. Los Angeles Chiropractic College 세미나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서울로 돌아간 김광우 교수님의 지병이 재발되었다. 그리고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서울 카톨릭 의과대학 재활의학과로부터 초청이 있어 서울을 방문하면서 김 교수님을 만났다. 몇 개월 전에 뵙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 후 난 그분의 사망소식을 신문을 통해 알았다. 자신의 시신을 후배 교육을 위해 서울의과대학교 해부학교실에 주었던 것이다.

 

내 발표가 끝난 후, 이상철 학회장과 함께 몇 분이 조용히 나를 찾았다. 그리고 말씀을 주셨다. “ 앞으로 저희 학회가 KCI 학회에게 부탁할 일이 많습니다, 협조 바랍니다 ”.

이중현  2012-10-15
와우 멋진 일이네요^^ 교수님 발표 중 흥미로운 질문은 없었나요? 교수님께서 무슨 멋진 답변을 하셨는지가 궁금하네요 ㅎㅎ
김종건  2012-10-16
멋진 강의 보여주고 오셨나요..? 김광우교수님은 자신의 시신을 해부학교실에 기증하시고 어려운 일인데.. 대한척추통증학회 대부분은 마취과 선생님들 이시겠네요.
나강호  2012-10-17
교수님의 대외활동이 저희 학회발전을 위해 큰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박수보냅니다.
윤현우  2012-10-18
교수님과의 연이 닿은게 제 인생에 있어서 좋은 출발점이 된것 같습니다.^^ 좋은 글들을 읽고 오늘도 활기차게 희망을 가지고 일합니다.ㅎ
변영준  2012-10-19
언제나 한결같은 교수님의 열정에 존경합니다.
김봉채  2012-10-20
사진속의 포스가 ㅎㄷㄷ 합니다 ㅋ